부제 : Thank you

서문

2018년에 이어 연단위 회고는 두번째로 작성한다.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 작년 글을 찾아 읽어 보았다.

https://choimyungji.github.io/2018-retrospectives

아! 저때 저런 일들이 있었지, 작년 1년은 저렇게 열심히, 또 저렇게 멋지게 살았었지 하면서 1년전의 나를 돌아본다. 올 한해도 인생의 사건이라고 할만한 일들이 몇가지 있었고, 어떤 면에서 성장하고 또 어떤 면에선 약간 뒷걸음질도 쳤던 한해가 되었던 것 같다.

주니어 탄생

아기가 태어났다. 남자아이고 태명은 땡큐였는데, 이름은 최이안 으로 결정했다. 2019년 초에 우리부부에게 처음 찾아왔고 11월에 태어났으니, 1년 내내 임신, 출산이 우리 부부의 삶을 차지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함께 해준 와이프에게 항상 감사하다.

흔히 아기가 생기면 어깨가 무거워지고 책임감이 더 커진다고 한다. 일을 더 열심히 하고 돈도 많이 벌어야겠다고. 나도 그럴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그 책임감은 더 구체적인 형상을 갖고 있었다.

지금보다 더 강한 체력이 필요하겠다든지, 운전도 더 안전하게 해서 사고나는 일이 없어야겠다든지, 가치없는 일에 돈이나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든지.

결국은 가정을 위해 내가 더 성장해야겠구나 하는, 일종의 자기계발의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퇴사

약 3년정도 다닌 와디즈를 퇴사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느새 11년정도 되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재충전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와디즈에 입사지원을 했을땐 서비스 개발의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실제로 그 전직장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개발과 운영. IT회사와는 다른 조직문화, 기획자와의 협업, 엄청난 성장 등등 다른 곳에서 하기 힘든 좋은 경험들을 했다.

사람문제, 타이밍문제, 개발자로서의 성장문제 등의 이유로 결국 스스로 퇴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와디즈는 이상한게 애틋함이 남아 있다. 페이스북에서 보거나 인스타에서 보거나 티비 광고를 할때도 기분이 묘하다. 어쨌든 나도 와디즈도 각자의 길에서 더 성장하길.

프리랜서 생활

퇴사하고는 대학 동기를 통해 소개를 받아 약 두달 정도 프리랜서 일을 했다.

언젠가는 내 사업으로 개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했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거다 하는 아이템도 없었고, 나 스스로가 영업적 능력이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로 개발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당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얻는 월급을 포기하기가 어려워서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쩌면 아주 좋은 경험이 되는 기회였다.

협상 경험, 다른 조직의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산출물을 전달하는 경험, 주니어 개발자를 이끌어주는 경험등이 모두 소중했다. 물론 일을 쉬는 기간동안 단비같은 보수도 고마웠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대학 동기 친구에게도 감사한 맘이 든다. 또 사실 그 기간중에 다른 프리제안과 이직 제안이 좀 있었어서 되게 우쭐한 맘이 들기도 했다.

인천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 한 친구가

우리 세대는 아마 평생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테고, 자영업이든 프리든 언젠가는 자기 사업을 하는 날이 꼭 찾아올거야

라고 말해줬는데 그 말에 공감이 많이 됐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의 프리 경험은 아주 좋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직

나에게 프리의 기회를 마련해 준 그 친구가 나에게 어떤 분을 소개시켜 줬다. 전 직장의 상사이자, 어느 한 스타트업의 대표님과의 만남을 주선해 줬다. 나는 친구를 통해 대표님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대표님도 그러셨던 것 같다. 두번의 미팅과 회사 방문, 또 동료들과 미팅을 통해 올해 11월부터 새 회사인 엘핀 에 출근하고 있다.

위치인증과 관련된 기반기술을 가지고 인증 솔루션과 자체 서비스 모두를 제공하는 이 회사에서, 내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나도 또 한번 성장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

2019년 한해의 부제는 ‘Thank you’ 라고 지었다. 이안이의 태명이기도 하고, 한해동안 감사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 보았다.

사실 2019년엔 출산과 이직이라는 아주 큰 이야기가 있다보니, 개발 이야기를 많이 못 풀었다. 전직장을 다니며 모닝스터디도 하는 동안은 공부도 하고 매달 회고도 작성했지만, 그마저도 8월까진가 쓰고 못썼네. 기술블로그라고 이름붙인게 민망할 정도다. 이정도면 회고블로그라고 해야 할까 싶은 정도인데. 내년엔 엘핀에서 쌓아갈 새로운 개발 이야기를 많이 풀어놓도록 노력해야겠다. 좀더 자세한 2020년의 계획은 또다른 포스트를 통해서 나누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