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최명지
2021.01.11
서문
2021년 1월 21일이다. 연말 연초에 여러가지 일들이 갑자기 찾아와 좀 늦긴 했지만, 그렇다고 회고를 안할수는 없는 일 천천히 한번 2020년을 되돌아 보자.
코로나와 원격근무
2020년은 코로나를 빼고서 이야기가 안될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앗아 가고, 슬픔을 안겨주었다. 자영업자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고, 극장이나 공연쪽은 업계 자체가 무너질 정도. 작년 11월에 태어난 아기가 이제 좀 걷기도 하고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한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여러가지 모습들이 달라졌고, 일하는 방식도 많이 변했다. 감사하게도 리모트가 가능한 직종에서 일을 하고 있고, 회사의 배려도 있어서 주 몇회 원격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 전부터도 원격근무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그 계기가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이번기회에 원격 근무에 좋은 경험을 만들고 쌓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열의가 넘쳤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할때처럼 똑같이 쌋고, 잠옷이 아닌 옷으로 갈아입고, 커피를 내렸다. 집에 있더라도, 서재방으로 가면 업무공간으로 이동한다는 마음으로 마음가짐을 달리 했다.
원격근무로 인한 가장 큰 관점의 변화는 비동기 업무 방식이다. 제일 주가 되는 의사소통 도구인 슬랙은 상대방이 나의 답변을 언제 볼지 모른다. 물론 업무시간에는 금방금방 볼것을 기대하지만, 즉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문의나 요청들이 실시간이 아니게 된 것이다. 당장 급하게 확인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구분해서 그에 맞는 도구를 사용하는게 필요하다. 이 방식에 익숙해 지면,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상대에게 실시간으로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 상대의 시간과 집중력을 포함해서 자원을 꽤 많이 뺏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또 한가지는 시간을 관리하는 책임이 내 몫이 되었다는 것이다. 업무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딴짓을 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퇴근을 정하지 않고 밤늦도록 일을 해도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다. 본인이 일정을 잘 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잘 지면 될 일이다.
둘째 임신
둘째가 찾아왔다. 2021년 1월 지금, 임신 6개월이다. 첫째는 우리에게 어렵게도 찾아와 주었는데, 둘째는 생각보다 금방 찾아와 주었다. 첫째와는 18개월 차이다. 나이로는 두살이긴 하지만.
아기가 생기고 와이프는 과일이나 샐러드, 새콤달콤 같은걸 찾아서 태명은 새콤이라고 지었다. 고기를 좋아하던 첫째랑은 입맛도 많이 달라, 딸이려나 기대를 했는데
딸이래요.
첫째때도 그랬지만, 아이 덕분에 엄청나게 행복하기도 하면서 어깨가 무겁다. 둘째는 5월 출산 예정이다. 둘째가 찾아오면 배로 행복하고, 배로 힘들겠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자.
개발 번아웃
사실 개발자로서의 성장면에서 보면 올해는 좀 정체였던것 같다.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할 시간은 거의 내기 힘들었고, 업무시간에도 관리업무나 문서업무들의 비중이 커져서 개발을 많이 못했다.
나이도 점점 들다보니, 머리도 예전만큼 잘 돌아가지 않는것 같다.
리모트 근무를 하던 중엔 슬럼프 비슷한게 찾아와서, 약간 지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2021년엔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결론
사회적으로도, 나의 가정에도 큰 사건과 변화들이 찾아왔다. 그에 따른 삶의 변화들이 생기다보니 삶을 살아 내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올해 1월부터도 너무 바빠서 2020년의 회고도 결국 1월 내내 쓰고야 말았다.
아마 아기가 찾아오면 더 시간없고 더 정신없겠지만, 그 전까지 좀더 정돈된 삶을 살수 있도록 하자.